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와 궁능문화재분과 합동분과는 김포 장릉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공동주택 건립 현상변경 신청을 심의한 결과, 개선안을 제출받아 재심의하기로 하고 결정을 보류했다.
12월 9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합동분과는 혼유석(봉분앞에 놓는 장방형 돌)에서 높이 1.5m의 조망점을 기준으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500m 내 기존 건축물인 삼성쉐르빌아파트와 연결한 마루선(스카이라인) 아래로 건축물 높이를 조정하는 개선안을 2주 안에 제출받기로 했다.
이번 심의는 공동주택 사업자 3개사 가운데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이 문화재위원회 심의 신청을 철회하면서 대방건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문화재위원회는 김포 장릉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호와 세계유산 지위 유지를 고려할 때 사업자가 낸 ‘건물 높이를 조정하지 않은 개선안’만으로는 김포 장릉의 세계유산 가치와 역사문화환경적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입주예정자 입장과 보존지역 내 기존 건축물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동주택 높이 조정과 주변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왕릉은 세계유산 등재 당시 자연친화적인 장묘(葬墓) 전통,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보여주는 능원조영(陵園造營)과 기록문화 등을 근거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위원회는 왕릉 주인이 위치한 봉분에서는 넓고 높게 트인 공간을 확보해 시각적 개방성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 같은 경관적 특징을 적절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심의 대상 공동주택 건설 구역은 김포 장릉 능침에서 직접 조망되는 지역으로, 문화재 경관 보전 필요성이 제기돼 2017년 허용기준이 조정됐다. 문화재위원회는 앞선 두 차례 심의에서도 현재 공동주택이 김포 장릉의 세계유산 가치와 역사문화환경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심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는 김포 장릉의 역사문화환경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두 차례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보존지역 밖 건축물을 포함해 단지별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영향을 기술적·전문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보존지역 안에 이미 건립된 건축물이 조망되더라도 신청 대상 건축물의 높이를 조정하면 경관이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수목 식재로 공동주택을 가리는 방안은 최소 33m에서 최대 58m 높이의 수목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와 한국건축시공기술사협회 자문 결과, 상부층 일부를 해체하더라도 하부구조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공동주택 상부층 일부 해체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권고사항 이행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한 세계유산 보호 및 문화재 보존관리에 노력해왔다며, 이번 사례에서도 문화재위원회 의결 결과를 존중·반영해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지위 유지와 김포 장릉 역사문화환경 보호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조선왕릉 경관 훼손 문제에 우려를 표시하고 유산 주변 개발 때 경관과 지형 등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김포 장릉의 보존관리 상태에 관한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문화재청은 국제적으로 등재 유산 보존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에 따라 세계유산이 심각하고 구체적인 위험에 처한 경우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 등재를 검토하거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소실된 경우 세계유산목록 삭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