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선사용 상표·상호, 요건 갖추면 계속 사용 가능”

특허청 “선사용 상표·상호, 요건 갖추면 계속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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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은 다른 사람이 먼저 상표등록을 받았더라도 기존에 계속 사용해 온 상표나 상호의 사용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선의의 선사용자는 선사용권 제도를 통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치가게 ‘A’는 참치해체쇼 동영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얻어 손님이 몰렸으나, 다른 사람이 ‘A’를 상표로 등록받았다며 가게 이름을 바꾸거나 사용료를 내라는 경고장을 받았다. 도시락 업체 ‘B’도 상호를 등록하고 기린도형과 그 아래에 ‘B co. Ltd’를 작은 글씨로 기재한 로고를 부착해 판매해 왔으나, 맘까페와 블로그 등에서 ‘기린 도시락’으로 알려진 뒤 다른 사람으로부터 ‘B’ 상표등록에 따른 상표권 침해 경고장을 받았다.

특허청은 상표법이 특정 요건을 갖춰 상표를 사용하는 선의의 선사용자를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등록상표가 출원되기 전부터 부정경쟁의 목적 없이 사용한 결과 해당 분야의 수요자·거래사회에서 잘 알려졌거나, ‘상호’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선의의 선사용권자로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상호는 상인이 영업활동 시 자신을 표시하는 데 쓰는 명칭이다. 인격의 동일성을 표시하는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부정경쟁의 목적 없이 등록상표 출원 전부터 사용해 왔다면, 다른 사람의 등록상표와 유사하더라도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대법원도 1995년 9월 29일 선고한 94다31365 판결에서 원고 회사가 ‘동성’이라는 상호를 아파트벽면에 서비스표적으로 사용한 시점이 피고 회사의 서비스표 등록보다 훨씬 이전이었다는 점 등을 들어, 원고가 피고 회사의 등록 서비스표 신용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행위가 피고 회사의 등록 서비스표권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아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특허청은 선사용권이 분쟁 초기에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사용권은 상표권 침해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소송 단계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상표권자는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사용금지를 청구하는 등 다른 사람의 상표 사용에 즉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선사용권이 인정되더라도 다른 사람의 사용까지 금지할 수는 없다. 특허청은 먼저 출원해 상표권을 취득해야 다른 사람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적극적인 권리행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내가 쓰던 상표를 다른 사람이 등록받은 경우 소정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사용은 가능하지만 적극적인 권리행사는 어렵다.”며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위해서는 사업 시작단계부터 상표등록을 통해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